유교 사상이 아직도 잔재하고 있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많이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회문화가 조성된 것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혼전동거 찬반에 대한 생각도 예전과 다르게 팽팽해졌는데요. 그렇다면 혼전동거를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쪽의 주장에는 무엇이 있을지 한번 정리 해보았습니다.
[찬성의견]
■우리 나라 이혼률을 낮출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OECD국가 중에서 이혼률이 최상위권에 들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경제적인 문제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혼 사유 중에 성격차이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에 혼전 동거가 일상화 된다면 이런 결혼과 이호늘 반복하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경제적 비용의 감소
혼전동거 찬반에서 2번째로 많이 언급되는 찬성사유가 바로 경제적인 문제가 어느정도 해소가 된다는 것인데요.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부동산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나라에 속합니다. 따라서 거주 비용으로 나가는 경제적 손실이 상당한데요. 만약 원룸이라도 혼전동거를 하면서 거주와 생활비를 분담하게 된다면 상당부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저축한 돈으로 성공적인 결혼생활로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오로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혼전동거가 허용되야한다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와 충돌이 되는 면도 있습니다.
■개인의 사생활이고 자유이다.
사실 혼전동거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은 크게 없습니다. 다만, 기성세대와 노년세대 층과 윤리적인 갈등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고, 개이주의가 일상화된 요즘에는 나의 자유인데 뭐가 문제가 될 것이 있느냐는 주장이 제기 될 수 있습니다. 헌법에는 개인의 행복추구권과 자유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권리를 실현하는 것이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면 제재가 되어야하겠지만, 혼전동거가 법적 제재를 받을 정도로 큰 문제는 아니란 것이죠.
이에 대한 뒷받침되는 사례는 최근에 있었던 간통죄 폐지를 들수가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 간통죄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결정적인 이유가 국가가 개인의 사생활과 비밀까지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는데요. 이런 헌법재판소의 변화의 흐름을 볼때 혼전동거도 개인의 사생활과 비밀이라는 점에서 크게 문제가 될 확률이 적다는 것이죠.
[반대의견]
■성혼률이 떨어 질 수 있다.
혼전동거 찬반에서 반대입장인 사람들이 쉽게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이 이성관계를 가볍게 보게 되는 문화가 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혼전동거가 일상화가 되면, 같이 살아보다가 자신과 맞지 않으면 이별하면 그뿐입니다. 한편으로는 간편해보이지만, 서로에 대한 구속력이 약하기 때문에 책임감이라는 부분이 윤리적인 면에만 의존해야한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쉽게 말해서 즐기는 관계가 많이 생기고 막상 결혼하는 사람을 줄어 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와 맞는 사람이 진짜 존재할까?
자세한 설문조사 내용을 찾아봐야겠지만,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현재의 결혼생활에 만족하느냐라는 질문을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나 보통이다를 선택할 것입니다. 이성과의 만남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타인과의 만남입니다. 따라서 성격이나 생활습관이 모두 맞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혼전동거가 일상화되면 조금 살아보다가 자신과 안맞아서 헤어지고를 반복하게 되고, 정말 자신의 생활스타일과 99%맞는 이성을 찾다가 계속 혼전동거만 반복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죠. 반면에 결혼을 한 사람들은 이미 서로 법적으로 부부가 되었기 때문에 맞지 않다는 걸 알아도 함께 살아보려는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법적 구속력이 부부가 결혼생활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하나의 울타리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내가하면 로맨스 남의 하면 문란함
자신이 혼전동거하는 것에는 관대하면서 미래의 배우자가 과거에 혼전동거를 했다면 조금은 꺼려지는게 사람의 심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개인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다면 '나는 되고, 너는 안돼'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 역시 성혼률을 낮추는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문제발생시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 보호를 받기가 어려움
또하나의 큰 문제는 같이 살면서 서로에게 법적인 도움을 줘야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현실은 법적으로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위급상황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혼전동거 찬반을 논할때 가장 예민한 부분이 바로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임신을 한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낙태는 불법입니다. 따라서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경우 대부분 출산을 해야하는데, 이 자녀에 대한 법적인 보호가 어렵습니다. 이때 서로 결혼을 하게 되면 문제가 안되지만, 만약 헤어졌다면? 자녀는 법적으로 한부모가정이 되는 것이죠.
■미혼모와 자녀에 대한 문제
위에서 언급했지만, 혼전동거를 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잠자리 파트너를 원해서인 이유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동성친구과 동거를 했겠죠? 문제는 이런 관계속에서 아이를 가지게 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는 것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우리나라는 낙태가 불법이고 미혼모가 살아가기에는 사회적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에 동의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혼전동거는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부분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죠.
■개인이기주의가 증가할 수 있다.
결혼생활은 상대방에 대한 사랑과 포용력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혼전동거는 타인을 포용하려는 것보다, 나에 기준을 두고 매칭하는 면이 더 강하기 때문에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 문화가 더 만연해질 수 있다는 잠재적인 문제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가족의 동의가 있고 없고의 차이에 대한 문제]
혼전동거 찬반 토론을 하게 될 때 하나의 중요한 분기점이 있는데요. 만약에 혼전동거가 양측 부모님의 동의가 없이 이루어졌으면 문제가 생기겠지만, 이미 양가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거의 결혼까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경제저인 문제나 상황적인 문제로 인해 일단은 혼전동거를 하는 경우로 갈리게 되는데요.
토론을 하면서 이런 양가 부모님 허락 유무에 대한 기준을 잡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우리가 말하려는 혼전동거는 양측의 부모님의 허락없이 동거를 하는 것으로 정한다라고 말하면서 토론하려는 주제를 좀더 명확하게 한다면 토론중간에 오는 혼란을 조금은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